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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기업 전유물 아니야.. 각자의 지속가능한 라이프 스타일로 실천해야”

유명훈KoreaCSR 대표, 지속가능한 삶 실천 다룬 '밀도 있는 삶을 위한 인문학' 출간
"기업과 조직에서만 아니라, 패션, 교육 등 일상생활 속에서 지속가능성 추구해야"

삶에서 지속가능한 라이프 스타일을 실천해야하는 이유와 방법을 제시한 ‘밀도 있는 삶을 위한 인문학’의 저자 유명훈KoreaCSR 대표.
사진. KoreaCSR

출처 : 데일리임팩트(http://www.dailyimpact.co.kr)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영국 신사를 연상케하는 세미정장 차림의 한 중년 남성이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국내 1호 CSR컨설턴트로 불리며 20여 년간 지속가능경영 전문가로 활동 중인 유명훈 KoreaCSR대표가 주인공이다. 영국에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전공한 그는 20대에 국내 최초로 CSR컨설팅 회사를 차리고, 기업,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CSR,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속가능경영 관련 강연와 컨설팅, 자문을 해왔다. 이런 그가 일상 속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하는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기자와 만났다.


유대표의 명함은 친환경 재생 용지로 만든 것이어서 그런지 받아들 때 부터 촉감부터 달랐다. 명함 재질이 자연분해되는 용지라는 설명을 듣고 나니, 그가 입고 온 셔츠, 자켓, 구두, 사용하는 연필 등 모든 물품이 새롭게 보였다. 이 모든 것이 친환경 제품이라는 얘기를 듣고보니 유대표야말로 '지속가능성을 삶에서 실천하는 CEO'라는 생각이 들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 구두, 파버카스텔 연필 등 지속가능성을 패션, 소비 등으로 생활 속에서 실천하며, 이제는 ‘일과 삶에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실천가‘로 불리고 싶다는 유대표.  그가 최근 출간한 도서 ’밀도있는 삶을 위한 인문학'은 신선함으로 꽉차 있는 듯 했다. 다음은 유명훈 대표와의 일문일답.

책 제목의 ’인문학‘은 어떻게 지속가능성과 연결되나

"‘인문학’의 핵심은 인간에 대한 가치 탐구이며, 특히 사람과 사람의 사이 애정과 관심을 근간에 두고 있다. 지속가능성도 결국 사람, 환경, 미래세대에 대한 애정 어린 시각과 이들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인문학이 지속가능성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밀도’라는 컨셉을 넣었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원을 갖고 있다. 처음엔 비워져 있지만, 살아가면서 채워나간다. 우리는 살면서 밀도를 채우는 것보다 스펙을 쌓고, 관계를 넓히는 등 외형을 넓히는데 집중한다. 하지만 이런 외형을 넓히는 행위는 문제를 만든다. 자연을 파괴하고, 관계를 무너뜨린다. 우리는 모두 유기적인 관계에 있다. 우리는 기업, 환경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개인이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면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책을 통해 강조하고 싶었다."

지속가능한 라이프 스타일과 CSR, ESG는 어떻게 연결되나

"‘라이프 스타일’은 뉴노멀(New Normal)이라는 큰 흐름과 연결된다. 전쟁이나 경제불황, 세계적인 전염병 등 큰 사건 이후 삶의 방식 등이 재정의 된다는 개념이 뉴노멀이다. 뉴노멀의 첫 단계는 문제를 인식하는 각성의 단계, 그 다음은 관련 정책과 제도의 강화, 그리고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 즉, 개개인의 일상으로 정착되는 단계로 이어진다. 코로나19 이후 더욱 활발히 논의된 지속가능성과 ESG는 현재 각성과 정책 및 제도화 단계를 거쳐 일상의 라이프스타일로 정착되어 뉴노멀화 되어가는 단계다.

지속가능성과 ESG가 향후 우리 일상의 ‘라이프 스타일’로 정착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책을 통해 ESG는 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과,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ESG를 녹여낼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싶었다. CSR, ESG, 지속가능성 등 이 같은 개념은 결국 개인에게도 책임이 있고,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이를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쉽게 보여주고 싶었다."

ESG, CSR 등 개념이 국내에 등장한지 꽤 오래됐는데, 기업이나 개인이 아직까지 이를 실천하는데 있어 미흡한 점은

"ESG, CSR 등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면 보통 WHY(왜), HOW(어떻게), WHAT(무엇을) 3가지 컨셉으로 이야기하고 전파하고 실행한다. 우리는 CSR과 ESG에 대해 지난 10년 동안에는 왜 해야 하는지 즉, WHY에 대해서만 주로 이야기 해왔다. 하지만 WHY만 강조하면 눈만 높아지고 실행력은 떨어진다. 반면 HOW, WHAT만 강조하면 왜 해야 하는지 몰라 현상을 무시하거나 실행을 기반으로 한 체질개선이 어렵다.

WHY, HOW, WHAT 3가지의 균형이 필요하다. 책에서 삶에 필요한 지속가능성, ESG, CSR과 관련된 WHY, HOW, WHAT 3가지를 모두 보여주고 싶었다. 이에 옷과 패션, 먹거리, 건축과 집, 교육 등 7개 영역으로 나누어, ‘지속가능한 라이프 스타일’을 일상에서 어떻게 실천하고 삶의 밀도를 높일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지속가능한 라이프 스타일’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끝나지 않는 이야기’다.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은 지속가능성을 기업이나 조직에서 나아가 개인의 삶, 일상까지 연결하는 장치다. 개인이 지속가능성을 삶에서 직접 실천하고 경험하는 등 이런 긍정적인 이야기가 쌓이면 결국 개인의 행복으로 돌아오고, 동시에 다음 세대까지 긍정적인 영향이 이어질 수 있는 '끝나지 않는 이야기'다."

지속가능한 삶의 실천을 위해 ‘완벽함 보다는 실천이 낫다(‘Done is better than perfect)’고 강조한 의미는 무엇인가

"앞서 말한 WHY, HOW, WHAT은 기업에도 적용된다. 우리는 현재 지속가능성에 대한 ‘창의성’이 부족하다. 대체로 국내기업들은 지속가능성을 GRI, SDGs 등 특정 기준이나 프레임에 끼워 맞춰 대응하는데 집중한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기업만의 색깔과 창의성이 녹아있는 지속가능성 사례를 발굴하기가 쉽지 않다.

국내기업들도 일단 한번 해보고 거기서 정말 좋은 성과를 내고, 임팩트를 창출해 낸 것은 더 보완하는 등 실패에 대한 열린 사고를 가졌으면 한다.

‘Done is better than perfect’를 기업에 적용한다면 ‘창의성’을 말한다.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이나 ESG 기준에 맞춰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기업들이 나아가 색깔을 담은 창의적인 활동을 계속 시도한다면, 이 활동들이 데이터로 쌓여 향후 다양한 협력이나 새로운 사업 기회도 창출할 수 있다."

구체적인 사례가 궁금하다

"예를 들어 영국의 대형 발전사 ‘이온(E.ON)’은 지역주민과 함께 1000개 이상의 지속가능성 관련 협력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들은 환경운동가, 연구원, 시민단체, 지역주민들과의 창의적 협업을 통해 지속가능성 관련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이후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활용해 에너지 절감 수칙과 실천 가이드를 만들어 지역주민, 기업, 커뮤니티에 정기적으로 공유한다.

인상 깊었던 점은 주민들도 만족할 뿐 아니라 프로젝트에 참가한 직원들 또한 만족도가 높다는 점이다. 직원들은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이기도 하고 자녀를 비롯한 미래 세대를 위한 일이라며,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참여 하겠다는 긍정적 평가를 했다.

이처럼 담당자들도 개인이 삶속에서 지속가능성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느끼기 쉽지 않다. 기업활동의 실질적인 변화는 결국 조직원 개개인의 생각 변화에서 온다.

기업은 구성원들이 창의적인 활동을 시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 주고 프로젝트가 실패하더라도 실패에서 배울 수 있는 열린 마음과 지속적으로 성과를 창출해 성공 습관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책에서 언급한 패션, 건축, 교육 등 7가지 지속가능한 라이프 스타일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를 뽑는다면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교육에서 시작된다. 태어날 때 빈 원을 갖고 태어나는데, 아이들은 보고 듣고 경험하는 등 배움을 통해 그 원을 채워나간다. 교육은 콩나물 시루에 주는 물과 같다. 물을 주면 어느 순간 사라져서 빠져나가는 것 같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결국 콩나물을 성장시킨다.

기업에서도 ESG를 왜하는지, 무엇을 또 어떻게 하는지를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직원들이 공감하지 않으면 수행하기 어렵다. 연례 행사마냥 1년에 한 번 특강이 아니라, 꾸준히 관련 정보를 노출하고 소통하고 교육 할 필요가 있다.

영국의 대표적인 유통기업 막스앤스펜서(M&S)는 본사 로비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교육이 시작된다. 로비와 사무실에 이르기까지 창업자 메시지, 회사 핵심가치, 지속가능한 가치 등에 대한 메시지를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안내하는데, 한 시간 투어만으로 누구나 회사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다.

국내 기업은 특정 ESG 평가기준과 지표를 만드는 데만 힘쓰는데, 조직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교육 부문에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ESG나 지속가능성은 이해관계자와 함께 성장하기 위한 경영 패러다임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기업은 지속가능성 관련 교육을 마케팅이나 품질 분야처럼 업무 내 ‘역량강화’ 교육으로 편입해야 한다. 일회성 교육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필요한데, 보통 1년에 한 번 특강으로 진행하면 대부분 왜 해야 하고, 어떤 개념인지만 설명하다 끝난다.

이는 교육의 가장 큰 목적인 ‘실천’으로 연결되기가 힘들다. 기업 교육을 통해 직원들이 지속가능성을 업무에서 실천 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하고, 이게 가능하다면 비즈니스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는 줄어들고 지속가능한 조직으로 성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ESG와 ‘개인의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사람에 비유하자면 ESG 가운데 G(지배구조)는 ‘사람의 머리’다. 머리는 판단하고 결정하여 손과 발이 움직이도록 지시한다. ESG를 추진하는 기업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회와 환경가치를 고려해야 하는데 사람도 똑같다. 라이프스타일이 건강하게 바뀌고 지속가능한 삶이 머릿 속에 들어 있으면 그 기준에 따라 생각과 판단이 행동으로 이어진다.

중요한 포인트는 ESG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업을 포함한 우리 모두 관심 갖고 실행해야 할 일상의 관리 이슈'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ESG 경영이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ESG경영이라 말하면 ESG가 기업만의 영역 즉, 기업의 전유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사람들은 지속가능경영, CSR의 시대는 가고, ESG 경영의 시대가 왔다고 말한다.

실제로 파타고니아, 미쉐린, 유니레버, 막스 엔 스팬서와 같은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경영을 잘하는 기업들은 ESG를 굳이 강조하지 않는다. 그들은 과거부터 이미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며, 그 안에서 ESG 관련 이슈들을 꾸준히 관리해 왔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많은 사람들이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면 기업 전략도 변화하거나 따라올 수밖에 없다. 더불어, 기업은 사람이 모인 집단이다. 조직원이 변화하면 기업도 변화한다. MZ세대 직원들이 회식에 대한 불만이 높으니 점차 회식문화가 사라지듯이 직원들의 생각이 바뀌고 생산 과정, 소비 활동 시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기업의 전략도 지속가능성을 향하게 된다.

특히 소비재나 식품기업은 MZ세대 특성에 맞춰 장기계획을 수립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플라스틱 용기를 들고 매장에서 세제를 담아오는 소비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에는 기업이 소비자의 소비패턴과 문화를 리딩했다면, 이제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 기준이 기업을 변화시키고 있다.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긍정적이고 가치 있는 것에 눈을 돌린다. 어떤 물건을 구입하더라도 디자인, 가격뿐만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 환경적 영향, 안전 등 사회적 가치를 확인한다.

이렇듯 이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소비가 기업을 변화시키는 시대가 됐다. 다시 말해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더 가치 있고 밀도 있는 삶을 살 수 있고, 동시에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데 영향을 미칠수 있다. "

독자분들에게 당부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밀도 있는 삶을 위한 인문학’은 기업, 시민, 학생, 공무원 등 누구나 지속가능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내 삶과 일에 반영해 삶의 밀도를 높이고 가치 있는 ‘나’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이 책이 모든 사람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교육자료이자 ESG 실천의 교과서가 되기를 기대한다."

출처 : 데일리임팩트  http://www.dailyimpact.co.kr/news/articleView.html?idxno=73471